대한민국에는 옛 고향을 기리는 망향비(望鄕碑)가 곳곳에 많습니다. 대부분 댐 공사로 인한 수몰 지역의 주민들이 세운 것들입니다. 아주동에는 망향비가 있습니다. 고향에서 자기 땅을 잃어버린 아양리 사람들이 세운 것입니다. 두모고개 너머 아양은 넓은 벌을 가로지르는 비포장 신작로와 바닷가 길고 긴 백사장과 옥포대첩 기념탑이 서 있는 낮은 야산이 있는 동네였습니다.
옥포에서 도선을 타고
옛날, 옥포에서 도선을 타고 두모에 내려 장승포동 해성 중고등학교나 거제 중고등학교에 통학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도선을 이용하지 않으면 버스를 타고 아양리를 지나 용소마을로 거쳐 옥포로 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조선소가 들어서 있는 곳 대부분이 아양마을이고, 일부 아주동이 편입된 곳입니다.
솔밭이던 아양리 1구 관송마을, 아양리 2구 당목마을과 뒤쪽에 탑곡마을이 그렇게 대한민국 근대화의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주민들의 반대나 반발도 없이, 그 흔한 공청회 한번 없이 지금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나라와 정부의 힘 앞에 수백 년 마을들이 사라졌습니다. 이런 아양동 이주민을 위해 조성된 마을이 장승포에서 능포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에 급조된 옥수동입니다. 그 와중에 옥수동에 있던 수백 년 된 암수 느티나무 한 쌍도 토목공사 탓에 베이고 맙니다. 장승포 인근에는 고개마다 큰 느티나무들이 있었습니다.
능포, 두모, 소동고개에 다 큰 느티나무들
능포, 두모, 소동고개에 다 큰 느티나무들이 있었습니다. 이 중 살아남아 있는 것은 두모고개 느티나무밖에 없습니다. 옛날 조상님들이 고개마다 느티나무를 심은 이유는 여름철 고갯마루까지 걸어 올라오느라 힘들었을 것이니 그 느티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어가라는 뜻이었을 것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우리 거제가 대한민국 근대화를 위해 정든 땅 언덕 위를 포기한 희생을 감내한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은 반드시 성공으로 그 보답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역사와도 같은 대우조선해양은 이제 한화오션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오늘은 그 옛날 아양 벌판과 바닷가, 그리고 아주동을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