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 구조라는 다들 아시죠? 그럼 혹시 조라는 어딘지 아실까요? 요즘은 많이 안 쓰지만, 옥포에는 아직 ‘조라활어회시장, 조라어린이집’ 등 제법 남아있습니다. 과거, 왜인들의 침입이 잦았던 당시 만든 거제칠진은 상황에 따라 장소를 옮겨가기도 했으며, 지명이 중복되는 곳은 옛 구(舊)자를 붙여 새로운 지명과 구분을 했는데 조라(옥포)와 구조라(일운), 영등(학산)과, 구영등(장목), 율포(동부면)와 구율포가 그렇습니다. 그럼 율천은 어디일까요.
조선시대 수군이나 육군이 진을 옮겨가면서 예전의 지명을 그대로
가져갔는데, 구조라는 성종1603년(21년) 지금의 옥포 북쪽 바닷가 조라포로 조라진이 옮기면서 생긴 지명이고, 구영 등은 인조 1623년(원년) 장목면 영등진이 둔덕면 학산(영등)으로 옮기면서 생긴 지명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다녀온 장목면 율천리의 구율포진성은 동부면 율포리에 있던 율포진, 그리고 율포진 뒷산에 쌓은 율포산성도 수군진인 율포진이 옮겨 가면서 생긴 지명 중 하나입니다.
임진왜란 후 1644년 동부면 가배량의 옛 우수영으로 옮겼다가,
1688년 통제사 이세선(李世選)의 장계로 거제남부 가라산 아래 율포로 옮겨 율포진이라 했고, 1769년 장목면 율포를 구(舊)율포라 했습니다. 혼동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장목면 율포는 뒷산의 지명과 앞 계천의 지명을 따 율천(栗川)이라 부르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기념물 제206호인 구율포성 동쪽 바다를 제외한 나머지 삼면(三面)이 산으로 둘러져 있어 바다에서 성을 확인하기 힘든 곳에 있으며, 과거에는 율천내(川)가 바다와 접해 있을 정도로 바닷물이 마을 앞까지 들어왔다고 합니다. 지금의 구율포성은 대부분이 훼손됐고, 흔적만 남아있지만, 그 구율포성에서 1592년 7월 15일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삼도수사(三道水使)의 연합함대가 율포만에서 부산으로 향하려던 일본 함대 7척을 발견해, 3척은 불사르고, 나머지는 모두 붙잡은 율포해전(栗浦海戰)의 현장입니다.